지난 번외편인 [아무것도 모른 채 주식을 시작한 당신에게](https://calicocat.dev/ :contentReference[oaicite:0]-sijakhan-dangsinege-1y0rtusac9)에서는 남이 찍어준 종목부터 덥석 사면 왜 망하는지 계산했습니다.

그럼 이런 질문이 남습니다.

종목 추천을 듣지 말고 스스로 투자하라는데, 대체 뭘 사야 합니까?

증권사 앱을 열어보면 더 혼란스럽습니다.

주식, ETF, 채권, 펀드, 금, 리츠, 코인, 선물, 옵션, 레버리지, 인버스. 이름은 엄청 많은데 각각 뭐가 다른지는 아무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충 위험도 순서로 외웁니다.

현금은 안전하고, 예금은 조금 수익이 나고, 채권은 그다음, 주식은 위험하고, 코인은 더 위험하고, 선물과 옵션은 미친놈들 전용.

방향은 아주 틀리지 않았습니다. 근데 이런 식으로만 외우면 반드시 사고가 납니다.

ETF는 자산이 아니고, 지수도 자산이 아니며, 선물과 옵션은 투자 대상이라기보다 계약입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이름을 한 줄에 세워놓고 위험도를 비교하고 있었던 겁니다.

투자상품은 3층으로 뜯어봐야 합니다 1층 실제로 무엇을 담았나 현금·예금 화폐·은행 채권 채권 빌려준 돈 주식 기업 지분 실물자산 부동산·금 코인 디지털 자산 2층 어떤 그릇에 담았나 직접 보유 주식·채권·코인 펀드 여럿이 모아 운용 ETF 거래소 상장 펀드 계좌·신탁·CMA 내부 구조를 확인 3층 손익을 비틀었나 현물 가진 만큼 손익 레버리지 손익을 배수로 증폭 선물 미래 거래 의무 옵션 권리와 의무 거래 같은 기초자산도 포장과 계약에 따라 전혀 다른 상품이 됩니다

현금은 수익률 0%짜리 실패작이 아닙니다

현금은 다른 상품의 수익률을 판단하는 기준점입니다.

주가가 10% 올라도 현금으로 5%를 거의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주식으로 추가 부담한 위험의 대가는 사실상 5%입니다. 반대로 현금성 자산의 수익이 거의 없다면 같은 주식 수익률도 다르게 보입니다.

현금의 장점은 가격이 크게 출렁이지 않고, 당장 쓸 수 있다는 겁니다. 투자 기회가 생겼을 때 다른 자산을 팔지 않고 바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금도 완전무결하지는 않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듭니다. 외화를 들고 있다면 환율도 움직입니다. 집에 지폐로 쌓아두면 도난과 분실 위험까지 생깁니다.

숫자가 줄지 않는 것과 가치가 줄지 않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예금과 적금은 은행의 약속을 사는 상품입니다

예금과 적금은 경제적으로 보면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약속된 이자를 받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예금은 목돈을 넣고, 적금은 정기적으로 돈을 넣는다는 차이가 있지만 핵심 위험 구조는 비슷합니다.

주가처럼 매일 가격이 표시되지 않고, 약속된 조건을 지키면 받을 금액을 예상하기 쉽습니다. 대신 중도에 해지하면 약속했던 이자를 전부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초보가 자주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은행 앱에 있으면 전부 예금이고 전부 원금보장 아닌가요?

아닙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앱 안에서도 예금, 펀드, 채권, 신탁, 발행어음처럼 구조가 전혀 다른 상품을 판매합니다. 앱을 어디서 샀는지가 아니라 상품설명서에 무엇이라고 적혀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예금자보호 대상인지, 보호 한도와 조건이 어떻게 되는지는 가입 시점의 공식 안내와 약관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규정은 바뀔 수 있는데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숫자 하나만 외우고 들어가면 안됩니다.

CMA와 MMF는 현금처럼 보여도 현금은 아닙니다

증권계좌를 만들면 CMA라는 이름을 자주 보게 됩니다.

문제는 CMA가 하나의 동일한 상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내부에서 RP, MMF, 발행어음 등 어떤 구조로 돈을 운용하는지에 따라 위험과 보호 여부가 달라집니다.

MMF는 만기가 짧은 채권이나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가격 변동이 작은 편이라 현금처럼 사용되지만, 펀드인 이상 일반적인 은행 예금과 똑같은 원금보장 상품으로 보면 안 됩니다.

수익률이 예금보다 0.1% 높다는 이유만 보고 고를 게 아니라 다음을 먼저 봐야 합니다.

  • 돈이 실제로 어디에 투자되는가
  • 출금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 원금보장 또는 예금자보호 대상인가
  • 증권사나 운용사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구조로 처리되는가

겉모습은 잔액 숫자 하나지만 안쪽은 다 다릅니다.

채권은 안전한 종이가 아니라 빚문서입니다

채권은 정부나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와 원금을 받을 권리입니다.

정부가 발행하면 국채, 기업이 발행하면 회사채입니다. 돈을 빌린 주체가 누구인지, 언제 갚는지, 이자는 얼마인지가 정해집니다.

일반적인 고정금리 채권을 단순화하면 다음 구조입니다.

  1. 투자자가 돈을 빌려줍니다.
  2. 발행자는 약속된 이자를 지급합니다.
  3. 만기가 되면 원금을 돌려줍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예금과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채권은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만기 전에 팔면 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의 매력은 떨어집니다.

새로 발행되는 채권이 연 5%를 주는데 내가 가진 채권은 연 2%만 준다면, 누가 같은 가격에 제 채권을 사겠습니까. 싸게 내놔야 팔립니다.

반대로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 기존의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 가격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기가 길수록 이런 금리 변화에 더 크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돈이 오래 묶여 있을수록 앞으로 금리가 바뀔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채권의 위험은 하나가 아닙니다.

  • 신용위험: 돈을 빌린 주체가 갚지 못할 위험
  • 금리위험: 시장 금리 변화로 채권 가격이 움직일 위험
  • 유동성위험: 팔고 싶을 때 적당한 가격에 못 팔 위험
  • 인플레이션위험: 받은 이자보다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를 위험
  • 환율위험: 외화 채권의 환율이 불리하게 움직일 위험

그러니 “채권이니까 안전하다”는 말은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어느 나라가 발행했는지, 어느 기업인지, 만기가 몇 년인지, 신용등급이 어떤지, 빚을 내서 샀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개별 채권과 채권 ETF는 다릅니다

개별 채권에는 보통 만기가 있습니다. 발행자가 부도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한다는 단순한 조건을 놓으면, 받을 현금흐름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 ETF는 여러 채권을 계속 사고팔며 운용합니다. ETF 전체가 특정 날짜에 한꺼번에 만기를 맞아 원금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아닙니다.

채권 ETF를 예금처럼 생각하고 “몇 년 기다리면 무조건 원금이 돌아오겠지”라고 보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채권은 이자가 고정될 수 있을 뿐, 시장가격까지 고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은 기업에 빌려주는 돈이 아니라 기업의 조각입니다

채권자는 기업에 돈을 빌려준 사람입니다.

주주는 기업의 일부를 가진 사람입니다.

기업이 돈을 벌면 배당을 받거나 기업 가치 상승의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업이 망가지면 손실도 함께 떠안습니다.

기업이 청산되면 채권자처럼 원금을 먼저 돌려받는 위치도 아닙니다. 각종 빚을 먼저 갚고 남은 재산이 있어야 주주 몫이 생깁니다.

그래서 주식에는 정해진 만기도 없고, 원금을 갚아주겠다는 약속도 없습니다.

대신 기업이 계속 성장한다면 수익의 위쪽에도 정해진 한도가 없습니다. 100만 원을 투자했다면 현금계좌에서 잃을 수 있는 최대금액은 일반적으로 그 100만 원이지만, 오를 수 있는 금액은 100만 원으로 제한되지 않습니다.

이 비대칭 구조가 주식의 장점이자 위험입니다.

단일종목은 한 기업의 운명에 돈을 겁니다

단일종목을 산다는 건 그 기업 하나의 실적, 경영진, 재무구조, 산업 변화, 경쟁사, 규제, 소송, 회계 문제를 전부 떠안는다는 뜻입니다.

시장 전체가 멀쩡해도 그 회사만 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을 비체계적 위험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굳이 한 회사에 몰아서 추가로 떠안은 위험입니다.

좋은 기업을 골랐다고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기업도 너무 비싸게 사면 기대수익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좋은 물건과 좋은 투자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종합지수는 여러 기업을 정해진 규칙으로 묶은 명단입니다

종합지수는 물건이 아닙니다.

시장이나 여러 기업의 움직임을 숫자 하나로 보여주기 위해 만든 계산 규칙입니다. 투자자는 지수 자체를 서랍에 넣어둘 수 없습니다.

실제로 투자하려면 그 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든 인덱스펀드나 ETF를 삽니다.

여러 기업에 나눠 투자하면 한 기업이 망해도 전체 계좌가 함께 끝장날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단일종목에서 발생하는 비체계적 위험을 상당 부분 없애는 겁니다.

그렇다고 종합지수가 안전자산으로 변하는 건 아닙니다.

경기침체, 전쟁, 금융위기, 금리 변화처럼 시장 전체를 흔드는 사건이 생기면 지수도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 전체의 위험은 종목 수를 늘린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름에 ‘지수’가 들어간다고 전부 넓게 분산된 것도 아닙니다.

특정 산업 몇 개만 모은 지수, 한 국가에 집중된 지수, 소수 대형기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지수도 있습니다. 지수라는 단어가 분산을 보장해주는 도장은 아닙니다.

ETF는 자산이 아니라 포장지입니다

이 부분은 그냥 외워도 됩니다.

ETF는 안에 무엇을 담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물건이 됩니다.

  • 초단기 국채를 담은 ETF
  • 세계 여러 나라의 주식을 담은 ETF
  • 한 산업만 담은 ETF
  • 한 종목만 따라가는 ETF
  • 금이나 원자재를 추적하는 ETF
  • 선물계약을 담은 ETF
  • 하루 수익률을 2배나 3배로 추적하는 ETF
  • 지수가 떨어질 때 오르도록 만든 인버스 ETF

전부 ETF입니다.

그러니 “주식은 무서우니까 ETF를 샀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ETF 안에 주식이 들었을 수도 있고, 선물이 들었을 수도 있고, 특정 종목 레버리지가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ETF는 통조림 캔 같은 겁니다. 캔이라는 사실만 보고 안에 참치가 들었는지 고양이 사료가 들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확인할 것은 이름이 아니라 구성입니다.

  • 어떤 자산을 담는가
  • 몇 종목으로 분산되는가
  • 상위 종목 비중이 얼마나 큰가
  • 현물을 보유하는가, 선물을 사용하는가
  • 환율 영향을 받는가
  • 레버리지나 인버스 구조가 있는가
  • 총보수 외에 추적오차와 거래비용은 어떠한가

부동산, 리츠, 금, 원자재

부동산은 땅이나 건물처럼 실물이 있는 자산입니다.

직접 부동산을 사면 임대료와 가격 상승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신 한 채에 큰돈이 몰리고, 거래비용이 크며, 빨리 팔기 어렵습니다. 대출을 많이 사용하면 가격이 조금만 내려가도 자기자본 손실률은 크게 튑니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의 돈을 모아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관련 사업을 하는 구조입니다. 거래소에 상장된 리츠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건물이 있다고 해서 리츠 가격이 고정되는 건 아닙니다. 금리, 공실, 임대료, 부채, 유상증자, 부동산 가격 변화에 따라 시장가격이 움직입니다.

금은 기업처럼 이익을 만들거나 배당을 주지 않습니다. 가격이 오르려면 나중에 다른 사람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합니다. 대신 특정 기업의 부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움직여 분산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원유, 농산물, 금속 같은 원자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개인이 원유통을 집에 쌓아둘 수는 없으니 펀드나 선물계약을 통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원자재 ETF의 수익률이 뉴스에서 보는 현물가격과 정확히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안에 현물이 아니라 선물이 들어 있다면 만기가 올 때마다 계약을 갈아타는 비용과 가격 차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 나왔죠.

이름은 원자재 ETF인데 실제로 들고 있는 것은 선물계약일 수 있습니다.

코인은 기업의 지분도, 은행 예금도 아닙니다

코인과 토큰은 종류가 너무 많아 하나의 구조로 묶기 어렵습니다.

어떤 코인은 네트워크 사용료나 가치 저장 수단을 표방하고, 어떤 토큰은 특정 서비스 안에서 쓰입니다. 어떤 것은 의결권이나 보상 구조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식처럼 기업의 지분과 이익에 대한 법적 권리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처럼 정해진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무엇을 근거로 가치가 생기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실제 사용처가 있는가
  • 공급량이 어떻게 결정되는가
  • 특정 운영 주체가 마음대로 발행할 수 있는가
  • 네트워크가 안전하게 유지되는가
  • 거래소가 아니라 개인 지갑으로 출금할 수 있는가
  • 보유자가 법적으로 어떤 권리를 갖는가

현물 코인을 자기 돈으로만 샀다면 일반적으로 투자금이 0원이 되는 것이 손실의 끝입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 사거나, 코인 선물과 옵션을 사용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 순간 코인 가격 위험 위에 레버리지와 강제청산 위험이 추가됩니다.

스테이블코인도 은행 예금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가격을 특정 화폐에 맞추려는 구조일 뿐, 실제 준비자산과 상환 구조가 부실하면 가격 고정이 깨질 수 있습니다.

이름에 ‘스테이블’이 들어 있다고 위험까지 안정되는 건 아닙니다.

레버리지 ETF는 장기 수익률을 단순히 두 배로 만들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보통 기초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적합니다.

지수가 장기간 20% 올랐다고 해서 2배 레버리지 ETF가 정확히 40% 오르는 구조가 아닙니다. 매일 기준을 다시 맞추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 순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100이 10% 올라 110이 된 뒤 9.09% 내려가면 다시 100입니다.

그런데 2배 상품은 첫날 20% 올라 120이 되고, 다음 날 약 18.18% 내려갑니다. 120에서 18.18%가 빠지면 약 98.18이 남습니다.

기초지수는 본전인데 레버리지 상품은 손실입니다.

이 구조는 레버리지 오래 갖고 있으면 큰일납니다에서 따로 계산했으니 여기서는 더 파지 않겠습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자산을 바꾸는 상품이 아니라 수익률 경로를 비트는 상품입니다.

선물은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 거래를 약속하는 계약입니다

선물은 정해진 미래 시점에 특정 자산을 정해진 조건으로 사고팔기로 약속하는 계약입니다.

사는 쪽은 롱, 파는 쪽은 숏이라고 부릅니다.

현물 주식은 돈을 내고 주식을 받습니다. 선물은 계약 전체 금액을 처음부터 내지 않고 일부 증거금만 맡긴 채 더 큰 금액의 가격 변동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은 돈으로 큰 포지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자본효율이 높고, 나쁘게 말하면 작은 움직임에도 계좌가 박살 날 수 있습니다.

선물에서는 손익이 계속 반영되고 증거금이 부족하면 추가 입금을 요구받거나 포지션이 강제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시장이 급격히 움직이면 처음 넣은 증거금보다 손실이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식 현물에서 100만 원어치를 사면 일반적으로 최대손실은 100만 원입니다.

선물에서 증거금 100만 원을 넣었다고 해서 최대손실이 100만 원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증거금은 상품 가격이 아니라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맡겨둔 담보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선물에 들어가는 건 투자라기보다 계약서 안 읽고 보증 서는 짓입니다.

옵션은 권리를 사고 의무를 파는 상품입니다

옵션에는 크게 콜옵션과 풋옵션이 있습니다.

  • 콜옵션: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 풋옵션: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옵션 매수자는 프리미엄이라는 값을 지불하고 권리를 삽니다. 권리를 행사하는 게 불리하면 포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옵션 매수자의 최대손실은 일반적으로 처음 지불한 프리미엄으로 제한됩니다.

반대로 옵션 매도자는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상대방이 권리를 행사하면 계약을 이행해야 합니다.

여기서 위험 구조가 완전히 갈립니다.

  • 콜옵션 매수: 주가 상승에 베팅, 최대손실은 프리미엄
  • 풋옵션 매수: 주가 하락에 베팅, 최대손실은 프리미엄
  • 풋옵션 매도: 가격이 떨어지면 정해진 가격에 사줄 의무
  • 콜옵션 매도: 가격이 오르면 정해진 가격에 팔아줄 의무

보유한 주식 없이 콜옵션을 매도했다면 가격 상승에 이론적인 한도가 없으므로 손실에도 상한이 없습니다.

옵션은 방향만 맞히면 되는 상품도 아닙니다.

가격이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여도 너무 늦게 움직이면 시간가치가 줄어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이미 큰 움직임을 예상해 옵션 가격이 비싸게 형성돼 있었다면, 예상이 맞아도 변동성 하락 때문에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도 맞혀야 하고, 얼마나 움직일지와 언제 움직일지까지 맞혀야 합니다.

선물보다 옵션이 더 안전하다는 말도, 더 위험하다는 말도 반쪽짜리입니다.

옵션 매수와 옵션 매도는 이름만 같지 손실 구조가 아예 다른 상품입니다.

한 번에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상품실제 정체가장 먼저 확인할 위험
현금화폐와 즉시 사용 가능한 구매력물가, 환율, 분실
예금·적금금융기관의 원리금 지급 약속중도해지, 보호 대상과 조건
CMA·MMF단기 금융상품을 담은 계좌·펀드내부 운용 구조, 원금보장 여부
채권정부나 기업에 빌려준 돈부도, 금리, 만기, 유동성
단일종목한 기업의 지분기업 고유 위험과 집중
종합지수 펀드여러 기업을 규칙에 따라 묶은 포트폴리오시장 전체 하락, 지수 집중도
부동산·리츠부동산 직접 보유 또는 관련 지분부채, 공실, 금리, 유동성
금·원자재실물 또는 선물로 추적하는 자산현금흐름 부재, 선물 교체 비용
코인 현물디지털 자산 또는 네트워크 토큰가치 근거, 보관, 거래소, 규제
레버리지 ETF일일 수익률을 증폭한 펀드변동성 손실과 경로 의존성
선물미래에 거래할 의무를 담은 계약증거금, 강제청산, 초과손실
옵션사고팔 권리와 그 의무를 거래하는 계약시간가치, 변동성, 매도자의 큰 손실

표에서 봐야 할 것은 오른쪽입니다.

수익이 나는 모습은 전부 비슷합니다. 계좌 숫자가 늘어납니다.

하지만 망하는 길은 상품마다 다릅니다.

채권은 부도와 금리로 망하고, 단일종목은 기업 하나가 무너져서 망합니다. 레버리지는 출렁임과 강제청산으로 망하고, 옵션은 방향을 맞혀도 시간 때문에 망할 수 있습니다.

위험도를 한 줄로 세우면 안 되는 이유

“채권보다 주식이 위험하고, 주식보다 코인이 위험하다.”

초보에게 대략적인 감을 잡게 하는 설명으로는 쓸 수 있습니다. 실제 상품을 고를 때까지 이 문장을 들고 가면 문제가 생깁니다.

부실기업이 발행한 장기채권과 짧은 만기의 우량채권은 같은 채권이 아닙니다.

수백 개 기업에 나눈 종합지수와 기업 하나에 몰아넣은 단일종목은 같은 주식이 아닙니다.

자기 돈으로 산 코인 현물과 수십 배 레버리지를 사용한 코인 선물은 같은 코인 투자가 아닙니다.

옵션 매수자의 손실은 프리미엄으로 제한되지만, 무담보 콜옵션 매도자의 손실은 제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위험도는 상품 이름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초보가 공부할 순서는 따로 있습니다

수익률이 높은 순서로 공부하면 안 됩니다. 구조가 단순한 순서로 공부해야 합니다.

먼저 현금과 예적금을 봅니다. 원금, 이자, 만기, 유동성이라는 기본 개념을 여기서 익힐 수 있습니다.

그다음 채권을 보면 금리, 신용, 만기와 가격의 관계가 보입니다.

주식과 종합지수를 공부하면 소유권, 기업가치, 분산투자와 시장위험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뒤에 ETF와 펀드를 보면 기초자산을 어떤 그릇에 담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금, 원자재, 코인은 각각 가치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보관 구조를 따로 봐야 합니다.

레버리지 ETF, 선물, 옵션은 맨 마지막입니다.

어려워 보여서 마지막이 아닙니다. 앞의 상품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파생상품부터 보면 무엇이 증폭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식 선물을 거래하려면 주식과 선물을 둘 다 알아야 합니다.

원유 ETF를 사려면 원유와 ETF와 선물 구조를 함께 알아야 할 수 있습니다.

코인 옵션을 거래하려면 코인, 레버리지, 옵션, 거래소 위험이 한꺼번에 붙습니다.

상품 이름이 길어질수록 세련된 투자가 되는 게 아닙니다. 실패할 수 있는 부품이 늘어나는 겁니다.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것만 확인하십시오

  1. 내 돈은 실제로 어디에 들어가는가?
  2. 나는 자산을 소유하는가, 돈을 빌려주는가, 계약을 맺는가?
  3. 만기가 있는가?
  4. 원금과 수익을 누가 지급하는가?
  5. 가격이 떨어지는 것 말고도 부도나 강제청산 위험이 있는가?
  6. 최대손실은 투자금으로 끝나는가?
  7. 레버리지가 숨어 있는가?
  8. 원할 때 바로 팔 수 있는가?
  9. 환율 영향을 받는가?
  10. 이 상품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마지막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아직 살 단계가 아닙니다.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과 구조를 알고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ETF, 채권, 옵션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다고 그 상품을 이해한 게 아닙니다.

투자상품은 수익률 순위표가 아닙니다.

누구에게 돈을 맡기는지, 무엇을 소유하는지, 어떤 조건으로 손익이 생기는지, 어디까지 잃을 수 있는지가 다른 계약들의 모음입니다.

모르는 상품은 단순히 위험한 상품이 아닙니다. 위험을 계산할 수조차 없는 상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