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약속을 하나 남겼습니다. "다음 글에선 단언컨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설명드리겠다" 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 '가장 중요한 것'은 놀랍게도 어떻게 벌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잃지 않을 것인가입니다.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습니다. 손실을 줄이는 게 수익을 늘리는 것보다 수학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왜냐고요? 손실과 회복은 대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슨 소린지 지금부터 만원짜리 한 장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손익 비대칭성 원리

자, 여러분 주머니에 만원 한 장이 있습니다. 어느 날 반토막이 났어요. -50%. 5천 원 남았습니다. 속상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생각합니다.

"괜찮아. 다음에 50% 벌면 다시 만원 되니까."

그럴듯하죠? 50% 잃었으니 50% 벌면 본전일테니까요. 산수가 딱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한번 계산 해봅시다.

5천 원에서 50%를 벌면, 5,000 × (1+0.5) = 7,500원입니다.

...본전이 아니네요? 만원이 아니라 7,500원. 아직도 2,500원, 그러니까 25%나 손해인 상태입니다. 분명 잃은 만큼 똑같이 벌었는데 왜 본전이 아닐까요?

2. 주식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움직인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손실도 수익도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굴러가기 때문입니다.

10,000 × (1-0.5) × (1+0.5) = 10,000 × 0.5 × 1.5 = 10,000 × 0.75 = 7,500

0.5와 1.5를 곱하면 1이 아니라 0.75가 나옵니다. 그래서 25%가 증발한 겁니다. 순서를 바꿔도 결과는 똑같습니다. 중학생때 수학(산수)시간에 배웠던 곱셈의 교환법칙을 떠올려볼까요? ab=baa * b = b * a와 같이 곱셈은 순서를 뒤집어도 결과가 같습니다. 실제로 위 예시에서도 먼저 50% 벌고 나중에 50% 잃어도 0.75. 벌었다 잃으나, 잃었다 버나 결론은 코딱지만해진 계좌뿐입니다.

2-1. 그럼 본전 만들려면 몇 % 벌어야 하죠?

L만큼 잃었을 때, 본전으로 돌아오려면 몇 %(=G)를 벌어야 하는가?

잃고 난 돈 (1-L)(1+G)를 곱해서 원래 1이 되면 본전이니까,

(1손실률)×(1+회복률)=1(1-\text{손실률}) \times (1+\text{회복률}) = 1

이 식을 회복률에 대해 풀면 이렇게 정리됩니다.

G=L1LG = \frac{L}{1-L}

여기서 LL은 잃은 비율(손실률), GG는 본전까지 벌어야 하는 비율(회복률)입니다. 20% 잃었으면 G=0.2/(10.2)=0.2/0.8=0.25G = 0.2 / (1-0.2) = 0.2/0.8 = 0.25, 즉 25%를 벌어야 본전입니다.

2-2. 표로 보면 등골이 서늘합니다

손실률을 키워가며 필요한 회복률을 쭉 뽑아봤습니다.

잃은 비율(손실률)본전까지 필요한 수익률
10%약 11.1%
20%25%
30%약 42.9%
50%100%
70%약 233%
90%900%

10% 잃었을 땐 11%쯤만 벌면 되니 별 차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50%를 잃으면 100%, 두 배를 벌어야 겨우 제자리입니다. 90%를 잃으면요? 900%. 아홉 배를 벌어야 본전입니다. 손실이 커질수록 필요한 회복률이 지 혼자 미친 듯이 튀어 오릅니다.

그럼 10%까진 괜찮겠네?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고작 1.1% 차이니까요. 그치만 그런식으로 야금야금 쌓이는 손실이 여러분의 계좌를 서서히 녹여간다는걸 꼭 명심하시고, 최대한 손실을 줄이는것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2-3. 그림으로 확인해보세요

말로는 감이 안 오시죠? 지금 보시는 그림이 방금 그 표를 곡선으로 그린 겁니다.

0% 100% 200% 300% 400% 0% 20% 40% 60% 80% 잃은 비율 (손실률) 본전까지 필요한 수익률 착각: 잃은 만큼 벌면 본전 20% → 25% 50% → 100% 80% → 400%!

회색 점선은 많은 분들이 머릿속으로 착각하는 선입니다. "잃은 만큼 벌면 본전"이라는 그 직관이죠. 빨간 곡선이 현실입니다. 손실이 작을 땐 둘이 거의 붙어 있어서 착각해도 티가 잘 안 납니다. 그런데 손실률이 커질수록 빨간 선이 점선을 버리고 하늘로 치솟죠. 이 벌어지는 간격이 바로 손실과 회복의 비대칭이고, 이 시리즈가 계속 물고 늘어질 손익 비대칭성 원리입니다.

그래서 왜 '손실 방어'가 먼저냐

이제 처음의 결론으로 돌아옵니다. 왜 수익보다 손실이 중요할까요?

수익률 1%p를 더 짜내는 건 정직하게 1%p만큼 이득입니다. 그런데 큰 손실은 곱셈으로 계좌를 후려치기 때문에, 한 방에 그동안 쌓은 수익을 통째로 삼켜버립니다. 몇 년을 야금야금 불려놔도 -50% 한 번이면 계좌는 절반, 되돌리려면 100%를 벌어야 하죠. 얌전히 10%씩 벌던 사람이 그 한 방을 메우려고 무대뽀로 몰빵하다 진짜 ㅈ되는겁니다.

그래서 진짜 고수는 "얼마나 벌까"보다 "최악의 경우 얼마나 잃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계산합니다. 큰 손실 한 방을 안 맞는 것, 그게 곱셈 게임의 첫 번째 규칙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소름 돋는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큰 손실 한 방이 없어도, 계좌가 위아래로 출렁이기만 해도 자산이 서서히 갉아먹힌다는 겁니다. 방금 본 0.5 × 1.5 = 0.75가 딱 그 증거고요. 다음 글에선 이 변동성 그 자체가 수익을 먹어치우는 현상을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이라는 두 얼굴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깜짝 놀랄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참고 자료: 본문의 회복률 공식 G=L/(1L)G = L/(1-L)은 손실 후 원금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을 나타내는 재무수학의 표준 관계로, 종목이나 시대와 무관하게 항상 성립합니다. 실제 상품별 손실·수수료·세금은 금융투자협회 및 각 증권사·국세청 공식 자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특정 종목·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나 시장 전망, 수익 보장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50%, 20% 등의 수치는 계산 원리를 보여주기 위한 가상의 예시이며, 실제 수익이나 손실을 예측·보장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은 본인의 책임 아래 신중히 내리시기 바랍니다.